마음이 무거웠던 어느날 레돈도피어에서...

아버지가 많이 안 좋으시다. 거의 2달 가량을 병원을 들락 거리며 치료를 받으셨는데, 이제는 하늘에 맡겨야 할 것 같다. 몇일은 환하게 웃으시고, 주위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시고, 음식도 잘 드시더니, 다시 아버지를 불러도 깨시지 않는다. 돌아오는 발걸음은 마음이 무거웠다. 아마 이 일을 먼저 알았다면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을 모시고 이 곳에 오기가 어려웠을 듯하다. 우연히 근처에서 묵느라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기긴 했는데, 대학시절이후 정말 오랜만에 이 곳에 와본다. 하도 오랜만에 오고 마음이 무거워서였던지 옛 기억은 거의 나지 않는다. 하늘은 푸르고 날은 맑고 계속 되는 무더위로  몸도 많이 지쳐가는데, 좋지 않은 소식에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하다. 


하도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이 곳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. 그리고 여러가지 사정에 무거워진 마음에 피어에서 나는 바다내음도 그다지 와 닿지 않고, 발걸음도 많이 무거웠다. 옛 기억과 추억도 그리고 바닷가에서의 기분전환도 없었지만, 언젠가 다시 한번 와 볼 꺼라 생각했던 곳이라 그리 많이 변하지 않은 모습을 이 곳에 그려본다.